Anthem 소개 게임플레이 특징 게임 모드 레인저 자벨린 콜로서스 자벨린 인터셉터 자벨린 스톰 자벨린 신규 플레이어 허브 초보자 FAQ 팁과 힌트 CONVICTION 팬 아트 키트 라이브스트림 월 페이퍼 소셜 키트 스크린샷 사운드트랙 영상 최신 뉴스 게임 업데이트 월드 업데이트 Anthem 소개 게임플레이 특징 게임 모드 레인저 자벨린 콜로서스 자벨린 인터셉터 자벨린 스톰 자벨린 신규 플레이어 허브 초보자 FAQ 팁과 힌트 CONVICTION 팬 아트 키트 라이브스트림 월 페이퍼 소셜 키트 스크린샷 사운드트랙 영상 최신 뉴스 게임 업데이트 월드 업데이트 Windows용 EA App Xbox One PlayStation®4 Windows용 EA App Xbox One PlayStation®4

눈맞이 축제의 노래

작가: Mary Kirby

이전 이야기

페이의 의식이 몸에서 벗어나 공중에 부유하며 저 멀리 바스티온 곳곳에 얽혀 있는 정신의 빛을 응시했다. 페이와 같은 사이퍼들은 들어오는 메시지, 축약된 숫자를 듣고 데이터를 정리해 아카이브로 만들었다. 추운 밤공기를 가르며 고속 비행하는 프리랜서나 센티넬의 자벨린 슈트와 연결된 경우도 있었다. 페이는 익숙한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세노타프에 가기 전에 그 일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이 어둠 속에서 무엇을 찾고 있던 건지 알 수 없었다. 마치 다른 사람의 행동처럼 느껴졌다.

페이는 빛에서 시선을 떼고 게이트웨이의 소리에 집중했다. 셰이퍼 도구가 속삭이며 기이하고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었고, 모든 소리의 배경에서는 창세의 찬가가 희미하게 울리고 있었다. 페이는 어둠 속 가장 조용한 곳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말라 가는 진흙 속에 남겨진 발자국처럼, 이 공간에 남겨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었다. 자신의 정신, 자신의 기억이었다. 귀를 기울이면...

그때, 크고 귀에 거슬리며 무시할 수 없는 소리가 집중을 깨뜨렸다.

뭐지? 페이는 긴장했다. 소음이 계속되자, 페이는 그 소리에 집중했다.

근처의 누군가가 눈맞이 축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아주 큰 소리였다. 게다가 박자, 음정, 선율을 전혀 지키지 않고 있었다. 페이는 "추운 겨울의 눈맞이 축제! 추운 겨울의 눈맞이 축제!" 하는 후렴으로만 그것이 눈맞이 축제 노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의식의 실을 다시 신체로 되감아 눈을 뜨고, 한숨을 쉬었다. 페이 주변으로 세계가 다시 나타났다. 두 사람이 간신히 서 있을 만한 크기의 스트라이더 증폭기실에는 이제... 다양한 색상의 꼬마전구가 줄에 붙어 여기저기 매달려 있었다. 우중충하게 주위를 둘러싼 벽과, 낮고 녹슨 금속 천장이 조명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페이는 증폭기 의자를 끄고 일어섰다. 페이가 연결된 동안 누군가 증폭기에 종이 눈송이를 잔뜩 붙여 놓은 것이 보였다. 예상된 일이었다. 노래라고 칭하기도 민망한 수준의 눈맞이 축제 노래가 아래층 화물실에서 들려 오고 있었다.

페이는 종이 장식과 음정 틀린 노랫소리를 따라 길쭉한 주방으로 들어섰다. 식탁을 지나자 할루크가 남겨 둔 아침 식사 접시가 팔에 걸려 달그락거렸다. 좁은 계단을 따라 제련소로 내려가자 할루크가 보였다. 제련소에도 다양한 색상의 전구와 종이 눈송이가 가득했고, 할루크는 방어구를 손보며 목이 터지라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활기 넘치는 전직 프리랜서 할루크의 자벨린에는 놀랍게도 눈맞이 축제 장식이 없었다. 하지만, 그동안 단 한 번도 상의를 입은 적 없는 그가 니트 모자를 쓰고 있었다. 추운 겨울에 맞춘 듯, 프리랜서의 상징인 노란색으로 칠해진 거대한 방울이 모자에 달려 있었다.

"음... 음 땅에 얼음이 쌓이고, 스카와 스콜피온이 자취를 감출 때, 음... 음... 음... 음... 추운 겨울의 눈맞이 축제! 추운 겨울의 눈맞이 축제!"

할루크는 펜치를 내려놓고 드라이버를 집어 들며 몸을 실룩댔다.

"할루크." 페이는 팔짱을 끼고 기다렸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오, 왔구나! 내 장식은 좀 마음에 들어?" 그가 들뜬 얼굴을 한 채, 드라이버를 든 손으로 자랑스레 주변을 가리켰다.

"응, 맘에 들어…" 페이는 머릿속에서 우정과 취향이 격돌하는 것을 느끼며 잠시 망설였다. 마침내 싸움은 휴전으로 끝났다. "축제 분위기가 나는걸. 눈송이를 전부 혼자 만든 거야?"

"대부분 혼자 만들었어. 신참에게 몇 개 만들라고 시켰지." 할루크는 연장을 내려놓고, 불편한 쪽 다리에서 무게를 덜기 위해 제련소에 기대섰다. "내가 너무 시끄러웠나?"

페이는 한숨을 쉬었다. "시끄러운 것보다 노래의 질이 문제야."

"내 노래 실력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거야?" 할루크가 과장되게 충격받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가사를 배우면 좀 나아질지도 몰라. 아니면 선율이라도. 아니, 노래를 조금이라도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말이야."

"비평가들이란." 할루크가 웃었다. "그래, 알았어. 되도록 조용히 할게." 그가 잠시 멍한 시선을 하더니 한숨을 쉬었다. "마이어랜즈에서는 눈맞이 축제 문화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지?"

물론 페이는 알고 있었다. 할루크가 그 얘기 하는 것을 최소 여섯 번은 들었을 것이다. "그래. 한 해를 돌아보는 엄숙하고 거대한 행사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준비도 열심이고."

그가 작게 웃었다. "노래 같은 건 거의 하지 않아. 그래서 말인데... 뭐하면서 휴일을 보낼 거야?"

"음..." 페이가 잠시 조용해졌다. 그녀를 시험하는 질문이었다. 세노타프를 침묵시킨 후로, 페이의 정신은 방황하고 있었다. 아니, 어쩌면 현실이 방황한 것일지도 모른다. 페이는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을 때가 많았다. 할루크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려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는 페이가 오늘이 며칠인지, 몇 년인지, 그의 이름은 기억하고 있는지 확인하려 페이의 얼굴을 살폈다. 그녀는 지난 연말 휴일에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 기억하려 애쓰다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떠오르는 것을 느꼈다. "올해 새벽수호자 눈맞이 축제 특별편 테이프를 가지고 있어. 알맞은 순간에 보려고 아껴 뒀지."

할루크의 얼굴에 억제할 수 없는 다양한 감정이 밀려왔다. 즐거움, 공포... 하지만 놀라움이 다른 모든 감정을 제치고 얼굴을 덮었다. "대체 어떻게 구한 거야? 아직 안티움에 방송도 안 했는데."

페이가 미소를 지었다. 이 사실을 자랑하려 몇 달을 기다려 왔다. "제작진으로 일하는 친구가 보내 줬어. 녹화는 몇 달 전에 마쳤지만, 날씨가 바뀔 때까지 방송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거든. 사실, 눈맞이 축제가 언제 시작될지 아무도 모르잖아." 페이는 이야기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할루크가 지팡이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떠나고 싶다는 확실한 신호였다. 페이는 답을 알고 있으면서도 물었다. "같이 들을래?"

"사양할게." 조금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차피 곧 나가야 해. 나중에..." 할루크는 잠시 망설였지만, 룸메이트 계약을 유지해야 했기에 거짓말을 했다. "네가 얘기해 줘, 알겠지?"

"물론이지." 페이는 절대 그러지 않을 거란 걸 알면서도 약속했다.

할루크는 페이의 라디오 방송을 듣지 않고도 계약을 유지했다는데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페이를 화물실에 남겨 둔 채 스트라이더 조종실로 올라갔다. 페이는 고요를 즐기며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문득, 페이는 줄에 달린 꼬마전구로 희미하게 밝혀진 화물실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듯한 착각을 했다. 세계에 난 틈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기이한 패턴이 나타나 음파처럼 방 안에서 울렁였다.

환상은 곧 사라졌다. 엔진이 캑캑대고, 탁탁거리고, 엎어지더니 스트라이더 다리가 움직이며 화물실이 기울고 흔들렸다. 스트라이더 발이 땅을 밟으며 규칙적으로 쿵쿵대고 선체를 울리자, 현실이 돌아왔다.

차를 마시면 도움이 될 것이다. 페이는 찻주전자를 끓이러 위층 주방으로 향했다. 그리곤 사물함에서 자기 테이프 재생기를 꺼내와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차가 준비되었을 무렵, 스트라이더가 목적지에 도착했다. 객실 내부에 침묵이 흘렀다.

페이는 재생 버튼을 눌렀다.

음악이 울려 퍼지고, 페이는 덩달아 흥얼거렸다. 테이프에서 나오는 나레이터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안티움의 엘리트 랜서들은 그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는다... 황제의 말을 제외하면. 밤의 어둠과 낮의 빛 사이에 새벽수호자가 서 있다. 눈맞이 축제가 우리를 찾아왔다. 이번에는 어떤 모험이 추위와 함께 우리의 영웅들을 찾아오게 될까?"

테이프에서 새벽수호자 대장 워커의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페이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프리랜서, 다들 모여. 임무가 있어." 페이는 워커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채 자벨린을 착용한 어머니의 모습을 상상했다. 검은 피부, 검은 머리, 강철에 둘러싸인 몸. 낯설고 높은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새벽수호자 모두들, 내 이름은 사이퍼 미론이야."

페이는 긴장했다. 왜 새로운 사이퍼 캐릭터를 추가한 걸까? 지난 다섯 시즌 동안 사이퍼 라다가 함께했었다. 라다는 페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였다. 페이는 일회성 특별 이야기다운 반전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부 꿈이었다는 설정이면, 테이프를 타르시스 폭포에 던져 버리겠어." 페이가 경고하듯 중얼거렸다.

새로운 사이퍼가 계속해서 말했다. "나는 매우 중요한 소식을 가지고 코르부스에서 직접 파견됐어."

갑자기 카랑, 하는 소리가 스트라이더에 울려 퍼졌다. 화물실 모터가 고통스럽게 끼익 대며 스트라이더 지붕에 있던 승강기가 내려왔다. 페이는 눈살을 찌푸리며 테이프를 정지시켰다.

그녀는 화물실 난간 너머를 바라보았다. 두 개의 자벨린이 승강기에서 내리더니, 자벨린 하나가 들어가기에도 벅찬 공간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첫 번째 자벨린은 레인저로, 외장이 분홍색 불꽃 데칼로 장식되어 있었다. 두 번째는 피라닉스 비늘에 뒤덮인 것처럼 도색한 인터셉터였다. 그들은 불안한 듯 방 안을 둘러보았다. 그리곤 서로 부딪히거나, 자신들의 머리와 위험할 정도로 가깝게 늘어져 있는 장식에 부딪히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실패하고 있었다. 인터셉터의 팔에는 이미 종이 눈송이가 끼어 있었고, 거대한 금속 손으로 눈송이를 빼려다 레인저의 가슴팍을 팔꿈치로 치고 있었다.

할루크가 계단 꼭대기에서 조종실을 향해 소리쳤다. "좋아, 프리랜서들! 빨리 끝내자고!"

"할루크." 페이는 그 한 마디로, 할루크를 난간 너머로 집어 던져 기나긴 계단을 올라오는 수고를 덜어 주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주방으로 들어서던 할루크가 멈춰 섰다. "미안, 미안. 방해되지 않도록 밖으로 내보낼게." 그는 화물실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페이는 손가락으로 찻잔을 두드리며 건너편의 보관함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너무 정 붙이지 말라고." 할루크의 목소리가 화물실에서 울려 퍼졌다. "슈트를 가져올 테니까, 바로 나가는 거야. 이 안에서는 코스 구조를 파악할 수 없어."

할루크는 끙끙대며 콜로서스 안으로 기어 올라갔다. 그의 걸음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두 명의 랜서보다도 더 불안했다. 할루크의 자벨린이 제련소를 빠져나오며 천둥 같은 소리를 내는 것으로 보아, 최소한 이번에는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게이트웨이 연결에 성공한 것 같았다.

"자." 할루크의 목소리가 헬멧 속에서 필터를 거쳐 나왔다. "기억해. 밖에 나가면, 경계 태세를 갖추고 무엇이 나와도 놀라지 않도록 준비하는 거야." 잠시 침묵이 흘렀다. "왜 그래, 버더?"

페이는 그들을 내려다보았다.

이미 비좁던 공간은 할루크의 거대한 콜로서스 슈트 덕에 발 디딜 틈 없었다. 제련소에서 나오다 실수로 꼬마전구 줄을 당긴 탓에 슈트는 전구로 뒤덮여 있었다. 레인저가 들고 있던 손을 내렸고, 헬멧 안에서 필터를 통해 나오는 낮은 목소리가 미심쩍은 듯 말했다. "음... 대체 어떻게 준비를 하라는 거야? 온통... 엉망진창이잖아."

또다시 침묵이 흘렀다. 할루크가 최대한 친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그렇지. 하지만, 우리가 다 해결할 거야. 어서, 얼슬리. 네가 먼저 가." 할루크가 승강기를 향해 고갯짓했다.

"내가?" 물고기 비늘 무늬 인터셉터에서 나온 높은 목소리는 약간 억울한 듯한 눈치였다. "알았어. 얼른 끝내 버리자고."

승강기 모터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다. 자벨린 세 대가 타니 끼익 대는 소리가 더욱 심해졌다. 페이는 소리가 사라지기를 바라는 듯 눈을 질끈 감았다. 스트라이더 승강기가 멈추며 마지막으로 금속 부딪히는 소리가 울렸다.

침묵이 흘렀다.

페이는 식어 버린 찻잔을 내려놓았다. 페이는 깊이 숨을 들이쉬고, 그대로 멈춰 기다렸다. 할루크가 분명 무언가를 두고 갔을 터였다. 그게 아니라면, 프리랜서 중 한 명이 화장실을 가야 할 것이다. 둘 중 하나가 분명했다.

다시 한번 침묵이 흐르자, 페이는 참았던 숨을 내쉬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

"황제의 우려에 답하기 위해..." 평소대로 걱정 가득한 랜서 호킹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페이는 짜증이 가득한 얼굴로 다시 테이프를 정지시켰다. 대사를 놓친 것이다. 페이는 테이프를 되감고 다시 재생했다.

도입부 음악이 다시 흘러나왔다. "안티움의 엘리트 랜서들은 그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는다... 황제의 말을 제외하면. 밤의 어둠과 낮의 빛 사이에 새벽수호자가 서 있다. 눈맞이 축제가 우리를 찾아왔다. 이번에는 어떤 모험이 추위와 함께 우리의 영웅들을 찾아오게 될까?"

새로운 사이퍼 캐릭터가 다시 한번 소개되고 있었다. "새벽수호자 모두들..."

스트라이더의 통신기에 불이 들어오더니 귀청이 터질 듯한 잡음이 나왔다. 페이는 찻잔을 집어 던지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있잖아, 페이?" 할루크의 이중 필터링된 목소리에는 미안함이 희미하게 묻어 있었다. "방해해서 미안해. 조종실로 올라가서 송신기 좀 켜 줄래? 신호가 자꾸 끊겨서 말이야."

페이는 테이프를 다시 정지시키고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주방 반대편에 있는 계단은 좁은 조종실로 이어졌다. 그곳은 스트라이더의 다른 곳에 비해 할루크만의 공간에 가까웠는데, 눈맞이 축제에 완전히 젖어버린 듯한 모습이었다. 조종석에는 만들다 만 종이 눈송이 더미와 반짝이 실 한 상자가 놓여 있었고, 계기판은 코록스 봉제 인형과 꼬마전구로 장식되어 있었다. 4미터는 족히 되어 보이는 니트 목도리가 장치 아래에 놓여 있었다. 페이는 그것이 대체 무엇에 쓰였을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목도리로 자벨린을 감싸려던 걸까? 페이는 송신기판을 찾아 전원을 켰다. 통신기를 쓰려고 몸을 돌리자, 종이를 잘라 만든 코록스가 끼어 있는 것이 보였다.

페이는 통신기를 어찌나 세게 눌렀던지 손에 멍이 들 뻔했다. "다 됐어." 페이의 목소리는 의도보다 훨씬 짜증스러웠다.

통신기가 다시 한번 시끄러운 잡음을 냈다. "고마워, 페이! 귀찮게 해서 미안해."

페이는 명절 장식으로 가득한 조종실을 한 번 둘러본 후, 진절머리난다는 듯 한숨을 쉬고 주방을 향해 계단을 내려갔다.

페이는 테이프 재생기를 노려보곤 되감기 버튼을 다시 눌렀다. 차가 더 필요했다. 이번엔 과자도. 왜 과자도 없이 방송을 들으려 했던 걸까? 그녀는 주전자를 다시 불에 올리고 끓기를 기다렸다.

조용한 주방 안에서, 보관함과 바닥의 표면으로부터 패턴이 흘러나오며 들리지 않는 소리와 함께 일렁이는 듯했다. 페이는 패턴을 보지 않으려고 눈을 꼭 감았다. 볼 수 없다면, 소리도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녀는 숨을 참았다. 창세의 찬가가 신비로운 음으로 스트라이더 주방을 메웠다. 페이는 찬가가 발을 타고 등골까지 울리는 것을 느꼈다.

주전자에서 김 빠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멈췄다. 페이는 참고 있던 숨을 천천히 내쉬며 눈을 떴다. 그녀는 휘청거리며 일어나 잔을 채우고, 과장되게 조심스러운 동작으로 탁자에 가져갔다. 그녀는 마치 바닥이 꺼질까 두려워하는 듯 살며시 의자에 앉았다.

페이는 재생 버튼을 눌렀다.

승강기가 반항하듯 찢어지는 소리를 냈고, 페이는 테이프를 즉시 정지시켰다.

거대한 콜로서스를 착용한 할루크가 제련소로 쿵쿵대며 다가갔다.

페이는 다가가 난간에 몸을 기대고 할루크를 지켜보았다. 시뻘건 얼굴로 슈트에서 나오려 애쓰는 그를 보자,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문제가 생겼어?" 페이가 짜증 내고 싶은 마음을 억제하며 말했다.

"슈트 문제야." 할루크가 텅 빈 콜로서스를 향해 성난 손짓을 해 보였다. 두 사람 모두 콜로서스엔 아무 문제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이트웨이 연결이 자꾸 끊어지고, 관절이 잠기는 데다, 송신기까지 잃어버렸어. 이 고물 덩어리를 다른 용도로 쓰든가 해야겠어." 그가 지팡이를 집어 들고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옷걸이나, 쓰레기통으로 말이지."

"종이 누르는 용도로 쓰면 좋을 거야." 페이가 룸메이트 계약을 지키려 동의했다. 할루크는 최대한 거칠게 계단 하나하나를 밟으며 분을 풀고 있었다. 페이가 다시 한번 도와주듯 입을 열었다. "화분은 어떨까? 식물을 채우면 스트라이더 전체 분위기가 밝아질 거야."

할루크가 고개를 저으며 폭소했다. "어쩔 수 없지. 라디오 방송을 켜 둘게." 할루크가 조종실로 통하는 계단 위에서 잠시 멈추더니 주저하는 표정을 지었다. "다시 한번... 미안해. 자꾸 방해해서 말이야."

"그래야지."

"나중에 보답할게!" 할루크가 계단 가운데 서서 아래를 향해 소리쳤다. "타르시스 요새에 돌아가면 네가 좋아하는 만두를 잔뜩 사 줄게."

"아주 많이 사 와야 할 거야." 그녀는 다시 탁자에 앉아 테이프를 재생했다.

"안티움의 엘리트 랜서들은 그 누구의 명령도 듣지 않는다... 황제의 말을 제외하면. 밤의 어둠과 낮의 빛 사이에 새벽수호자가 서 있다. 눈맞이 축제가 우리를 찾아왔다. 이번에는 어떤 모험이 추위와 함께 우리의 영웅들을 찾아오게 될까?"

"프리랜서, 다들 모여..."

아니나 다를까, 스트라이더 엔진이 힘겹게 작동했고, 내부는 쿵쿵대며 땅을 울리는 스트라이더 발에 맞추어 흔들렸다. 페이는 질려 버린 듯 한숨을 쉬며 테이프를 다시 정지시켰다. 그녀는 발밑 근처의 바닥을 바라보며, 할루크에게 뭐라고 따질지 조용히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틈이 열리더니, 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기이하고 차가운 빛 속에서 형상이 움직이는 듯했다.

"미안, 페이." 치직대는 소리와 함께 통신기에서 할루크의 목소리가 들려 오자, 환영이 사라졌다. "산 때문인지 뭣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라디오 신호가 방해받고 있어. 더 좋은 위치를 찾으려 노력 중이야."

페이의 머릿속에서 안도와 짜증이 잠시 동안 싸웠다. 물론, 승자는 없었다. 페이는 천천히,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는 흔들리는 객실을 가로질러 계단을 올라갔다. 할루크가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가 스트라이더를 멈췄다. 할루크가 게이트웨이 연결을 중지하고, 스트라이더에 연결되어 있던 의식을 자신의 신체로 되돌렸다. 페이는 계기판에 있던 코록스 인형을 집어 할루크에게 최대한 세게 던졌다. 인형은 찍 하는 소리와 함께 할루크의 가슴에 꽂히더니 바닥으로 떨어졌다.

"페이!" 할루크는 놀란 얼굴을 하고 조종석에서 반쯤 일어섰다. "이봐, 나중에 보답..."

페이는 손사래를 쳤다. "아니, 됐어." 페이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진정하려 애썼다. "뭘 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내가 조정해 줄까?"

"아니야, 널 귀찮게 하기 싫어." 할루크는 그 말을 뱉자마자 부끄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미 많이 귀찮게 했지만 말이야..."

페이는 그에게 고함을 치려 숨을 들이켰지만, 그대로 내쉬었다. "괜찮아. 증폭기를 켤게."

페이는 지난 명절을 기억할 수 없었지만, 이번 명절만은 기억할 것이다.

할루크는 안도한 듯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는 라디오를 향해 몸을 기울였다. "이봐, 너희 둘, 내 말 들려? 조금만 기다려. 사이퍼가 왔어."

페이는 증폭기실로 돌아와 의자에 올라앉았다. 연결이 이어지자 페이의 의식은 다시 한번 몸과 스트라이더 객실을 빠져나갔다. 형형색색의 꼬마전구와 종이 장식은 무한한 게이트웨이 속으로 흩어졌다. 어둠 속에서, 스트라이더에 다시 연결된 할루크와 자벨린을 착용한 두 명의 초보 프리랜서들이 내는 빛이 보였다. 그녀는 손을 내밀어 빛을 잡고, 자신의 의식으로 끌어왔다. 곧 두 쌍의 눈과 스트라이더의 광학 장치로 눈 내리는 바스티온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바람에 실려 오는 얼음의 냄새와, 스트라이더 외장에 쌓이기 시작한 서리가 느껴졌다. 세상이 매우 가깝고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좋아, 프리랜서들." 그녀가 말했다. "일을 시작하자고."

게이트웨이를 통해 할루크가 음정이 전혀 맞지 않는 눈맞이 축제 캐롤을 흥얼대는 소리가 들려 왔다. 잠시 듣고 있던 페이는 그에게 몇 마디를 건넸다.


도움을 주신 분들: John Dombrow, Ryan Cormier, Cathleen Rootsaert, Jay Watamaniuk, Karin Weekes


관련 뉴스

Anthem 1주년을 기념하세요

Anthem
2020. 2. 25
Anthem 1주년을 맞아 기념 선물을 받는 법을 알아보세요.

Anthem 1.7.0 게임 업데이트 노트

Anthem
2020. 2. 25
방금 Anthem 업데이트(1.7.0)를 다운로드받았을 수 있습니다. 이번 패치에 포함된 게임 픽스 목록입니다.

Anthem 1.6.2 게임 업데이트 노트

Anthem
2020. 1. 22
방금 Anthem 업데이트(1.6.2)를 다운로드받았을 수 있습니다. 이번 패치에 포함된 게임 픽스 목록입니다.